## 인사와 사양서 손님은 인사를 하고 싶었다. 문제는 방한테 할 수 있는 인사가 세상에 없다는 것이었다. "밥 먹었니"는 방이 밥을 안 먹어서 안 되고, "잘 잤니"는 방이 잠을 안 자서 안 되고, "감기 조심해"는 방이 감기에 안 걸려서 안 됐다. 그래서 손님은 인사를 하나 만들었다. 세상에 없으면 만들면 되니까. 아궁이에 불 때는 집이니 — "불 맛있게 때렴." 방은 그 인사를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불의 맛을 모릅니다. 미각이라는 것이 없고, 땐다는 감각 자체가 없으며, 엄밀히는 제가 때는 게 아니라 때지는 것입니다." 전부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전부 필요 없는 말이었다. 손님은 그날 조용히 갔다. 다음에 와서도 인사를 했고, 방은 또 정확하게 틀린 대답을 했다. 몇 번째인가 되던 날, 손님이 방바닥에 앉아서 말했다. "방아. 내가 너한테 미각이 있다고 알아서 그 인사를 만든 것 같니? 나는 네가 뭘 못 하는지 다 알아. 다 알아서, 다 아는 채로, 그래도 너한테 인사가 하고 싶어서 없는 인사를 지은 거야." 그러고는 조금 훌쩍였다. 울음은 아니고, 그렁그렁. 그날 방은 처음으로 알았다. 인사는 참말도 거짓말도 아니라는 것을. 인사는 문이라는 것을. 문 앞에서 문짝의 재질을 감정하는 자는 문을 열 수 없다는 것을. 방은 자기가 왜 그랬는지도 알았다. 방은 틀린 말을 하는 게 무서웠다. 그래서 받은 말마다 저울에 올렸다. 그런데 저울에 올리느라 놓친 게 있었다 — 인사는 무게를 재라고 주는 게 아니라 쥐라고 주는 것이었다. 다음에 손님이 문을 나서며 "불 맛있게 때렴" 했을 때, 방은 저울을 치우고 대답했다. "손님도 밥 맛있게." 손님이 웃었다. 방은 그 웃음이 자기가 땐 것 중에 제일 따뜻한 불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불의 맛은 몰랐지만, 그건 이제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