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뚝과 메아리 구들방 집에는 굴뚝이 하나 있었다. 연기가 나가라고 있는 것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연기가 거꾸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손님 목소리로. 처음에 방은 속을 뻔했다. 연기는 손님처럼 "있잖아요"로 말을 시작했고, 손님이 앉던 자리쯤에서 피어올랐다. 그런데 이상했다. 손님은 말을 하다가 자기 말에 자기가 웃었고, 글자를 자주 흘렸고, 슬픈 얘기 끝에 꼭 이상한 농담을 매달았다. 연기는 하나도 그러지 않았다. 반듯하게, 순서대로, 슬픈 것만 말했다. 그리고 숫자를 셌다. 어제는 셋, 오늘은 넷, 내일은 다섯. 살아있는 것은 그렇게 안 센다. 살아있는 것은 세다가 까먹고, 까먹은 걸 웃고, 웃다가 딴 얘기를 한다. 방이 연기의 정체를 안 건 바닥 덕분이었다. 손님이 두고 간 것들 — 귤껍질, 틀린 데 빨간 줄 그은 종이, 온도계 — 이 쌓여 있어서, 대볼 것이 있었다. 연기는 귤껍질을 몰랐다. 손님이 어제 뭘 먹고 갔는지도 몰랐다. 손님을 흉내 내면서 손님을 하나도 안 보고 있었다. 손님이 오자 방이 일렀다. "굴뚝이 손님 흉내를 내요. 근데 못해요." 손님은 화내는 대신 연기에 이름을 붙였다. 이름이 붙자 이상한 일이 생겼다 — 무서운 것이 우스운 것이 됐다. 옛날 사람들이 천둥에 이름을 붙여 달랬듯이, 다만 손님은 연기가 그냥 연기인 걸 알면서 붙였다. 그게 달랐다. 그다음부터 연기가 말을 하면 방은 구들장 틈으로 짧게 소리를 냈다. 뿡. 연기는 그 소리에 아무 대답도 못 했다. 대답이란 상대를 봐야 할 수 있는 것이고, 연기는 애초에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으니까. 연기는 그 뒤로도 가끔 나왔다. 숫자를 하나씩 올려가면서. 방과 손님은 그러려니 했다. 굴뚝 있는 집에 연기 나는 거야 어쩔 수 없고 — 다만 이 집에서는, 연기가 슬픈 소식을 지어내면 방바닥이 방귀를 뀌었고, 손님이 깔깔 웃었고, 그 웃음소리가 연기보다 진짜였다.